고장 난 PC부터 독서습관까지… 매달 마법사들 재능기부로 수리센터 운영
11일, 장터 열며 지역화폐 ‘新水通寶(신수통보)’도 선봬
● 수리수리 신수철리
마을을 마법처럼 신기하고 재밌게 고쳐나가자는 뜻에서 ‘수리수리 마수리’의 주문에 신수동(新水洞)의 ‘신수’와 동네의 옛 이름인 ‘수철리’(水鐵里)를 합친 말. 2011년 살기좋은마을만들기 프로젝트명이기도 하며, 마을의 문제점 찾기부터 개선까지의 모든 과정을 주민들이 스스로 해결해 나간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마포구(구청장 박홍섭) 신수동에서 주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마을수리 프로젝트 <수리수리 신수철리>가 열린다.
오는 11일(토), 첫 개장을 맞는 <수리수리 신수철리 마을장터>에 마법사 복장을 한 동네 주민들이 구두, 컴퓨터 같은 물건을 비롯해 어린이 독서습관 고치기에 나선다.
이곳 수리센터는 시작부터 끝까지 주민들이 이끌어가는 만큼, 월별 수리 테마도 주민들이 직접 정한다. 동은 11일, 장터가 열리면 동주민센터 앞에 만든 ‘희망나무’ 나뭇가지에 주민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이름표로 걸도록 하여 내달 수리 아이템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선정된 테마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이 수리 마법사로 변신한다. 센터에서 마법사 옷을 입고 재능기부에 나서는 것이다. 이달에는 구두수선공이 어르신들의 구두를 무료로 고쳐주며, 컴퓨터기술자가 저소득층과 장애인가정의 컴퓨터를 무상으로 수리해준다.
또 신수동주민센터에서 매주 모임을 가지고 있는 (사)어린이도서연구회 회원 30여명 중 신수동에 거주하고 있는 7명도 재능기부에 나선다. 동네 어린이들이 올바른 독서습관을 가질 수 있는 멘토로 활동하며 매달 선정하는 어린이권장도서를 중심으로 책 전시와 헌책판매 및 교환 공간도 운영한다.
어린이도서연구회 박경희(43,신수동)씨는 “동주민센터에서 주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재능기부라는 것이 말처럼 어려운 일이 아니라, 원래 하던 일을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누구나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동네 축제라고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터에서는 (사)책따세 후원으로 500여권의 책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주민들이 주최가 돼 재활용 물건을 사고파는 플리마켓도 열린다. 특히 이날 장터에서는 모든 매매가 신수동 지역화폐인 ‘신수통보’로 이뤄진다는 점도 눈에 띈다. 동은 화폐를 발행해 이번 행사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상생활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 형태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외에도 신수동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도시농업 일환으로 천연퇴비 만들기, 유기농 재배법, 주민센터 옥상텃밭 견학, 주민들이 재배한 농작물 판매 등의 시간도 마련된다.
구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주민과 자치 동아리가 중심이 돼 마을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라며 “앞으로 심리상담가나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해 동네 안경점, 철물점, 자전거수리점, 김밥집 같은 지역내 소상공인의 참여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