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자기는 찍지 않았지만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고백한 글을
읽었다. 오늘 출근하면서 내 속의 온갖 숨겨진 비리와 위선과 부패행위가 이명박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그는 우주에 적나라하게
찍혀 있는 내 모든 숨은 행위에 대한 고발이다.
나도 소추되지만 않는다면 얼마든지 뇌물을 받아챙겼을 것이다. 법의 보호만 받는다면, 그래서 계속 생활비 이상의 수입과
계급이 주는 보호막이 보장된다면 힘 있는 자들에게 향응을 바쳤을 것이다. 특진과 수많은 부하의 굽신거림이 따라준다면 얼마든지 약자를 탄압하고
썩은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나는 나만 즐겁기 위한 낭비 행위들이 아이들에게 신발을 못 사준 어머니를 죽게 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깊이
반성한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대선후보 시절 이명박씨가 박근혜측의 비판에 대하여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지겠습니까?"라고 제스처를
섞어 강하게 얘기하는 걸 봤다. 나는 '햐, 대단하다. 저건 예수의 대산데...창녀가 가로채네...'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바로 우리
모습이다. 우리는 진정한 회개와 정화의 길을 가기보다 예수가 할 말을 가로채면서 당당한 표정을 짓는다. 부당한 이득과 일확천금을
꿈꾸면서...
하지만 이러한 계기에 우리는 반성하고 정화함으로써 세상을 좀 더 병들지 않도록 작은 일이라도 실천해야 하겠다. 우리는
아래 그림처럼 실천하는 노무현을 뽑은 경력도 있지 않은가? 우리가 아주 빌어먹을 정도로 망가진 건 아니라는 증표가 하나 있지 않은가? 이제라도
나부터 그 분처럼 살도록 애쓰고 애들에겐 '그 분처럼 살거라'라고 말해줘야 하겠다.
봉하마을에 풍년이 들었습니다.
주민들을 설득시켜 시작한 친환경 우리 농법이 성공한 거죠.
그래서 봉하오리쌀을 브랜드화 하기 위해 포장 디자인을 회원들에게 공모했고
응모한 작품들을 심사하고 있습니다.
마을 대표를 비롯해 지역관계자 그리고 비서관까지… 매우 진중합니다.
최종 네 가지 안을 심사 중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스타일은 토론에 의한 결론이죠.
어김없이 많은 시간을 토론하여 결정을 합니다.
경청과 의견 존중의 미학입니다.
오늘도 봉하엔 많은 사람들이 찾았습니다.
세대도 다양하고 계층도 다양하고 하는 일도 다양한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습니다.
가족 나들이객도 참 많습니다.
이렇게 아이들도, 학생들도 단체로 많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오늘 작은 소동이 있었습니다.
봉하엔 여러 사연이 있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오늘은 병원에 계신
노인분들이 단체로 방문했습니다.
노인분들은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준비를 했고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가운데 자리를 비워 뒀습니다.
대통령이 앉을 자리를
준비한 것이죠.
그런데 대통령이 뒷줄로 돌아갑니다.
대통령이 뒷줄로 오자 방문객들은 악수하러 온 줄 알고 서로 악수를 청합니다.
그게 아니었습니다.
노인들이 뒤에 서 계시는데 어떻게 가운데 앉아 사진을 찍느냐고…
뒷줄에 서 있는 노인 중 가장 연장자
같은 분을 앞으로 앉으라고 권합니다.
그렇게 서로 실랑이를 했으나 모든 분들이 대통령에게 앞자리를 권하는 바람에
결국,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앞줄 가운데 앉은 대통령은 편치 않습니다.
대통령의 마음입니다.
작은 소동이지만 대통령이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흐뭇한 광경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마음과 국민을 대하는 자세를….
그래서 봉하마을 곳곳엔 항시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산책이라도 하려 하면 이렇게 둘러싸이고 맙니다.
그래도 행복할 겁니다.
지금도 정쟁의 한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을 끌어 들이려는 자들이 있습니다.
정파적 입장에 따라 유불리를 취하기 위해서죠.
그러나 먼 훗날,
우리에게 이런 대통령이 있었다고, 모두들 자랑스러워 할 겁니다.
"일체유심조 블로그에서 '펌' "
<김삿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