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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없는 노을공원-최동규(홍보컨설팅 비전 대표)
작성일 : 09-09-10 18:23



토요일 오후 하늘공원에 갔다.

언젠가 억새축제 기간에 찾았다가 인파 속에서 고생했던 기억만 남아 있는 곳.

오늘은 도보 카페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 회원 60여명과 함께 네 개의 인접한 공원 15km를 네 시간에 걸쳐 걷는 코스이다.

신종플루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만연하지만 여전히 월드컵경기장 앞에는 사람들이 많다.

다행히 하늘공원으로 넘어가는 구름다리를 지나자 곧 인적이 뜸해진다.


흔히 월드컵공원이라고 부르는 상암지구의 공원은 난지천 공원과 노을공원, 하늘공원, 평화의 공원 등 네 개의 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의 온갖 쓰레기가 모이던 쓰레기산. 모든 서울시민들이 피하던 혐오시설의 대명사가 이제는 일부러 찾는 아름다운 공원이 되었다.

서울 시내에 이 정도 규모의 녹지공간은 찾기 힘들다.


네 개의 공원 중 가장 서쪽에 있는 노을공원은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원의 이용 방법과 관리권한을 놓고 다투는 사이, 대다수 국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접근이 차단되었던 곳.

다행히 지난 해 11월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공공기관의 정책결정 하나가 얼마나 많은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다.

불과 1년 전, 통제되던 그 곳으로 들어선다.


한적한 노을공원. 메밀꽃과 코스모스가 어우러져 색다른 정취를 풍긴다.

가끔 사진기를 들고 출사를 나온 사람들과 둘만의 공간을 찾아 온 젊은 연인들이 이를 즐기고 있다.



노을공원 전망대와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강의 전경.

일몰 즈음에 찾으면 서울에서는 최고의 노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이 노을공원의 이용시간은 동절기 오후 다섯시까지. 물론 하절기에는 여덟시까지 이용시간이 늘어난다.

또한 공원이 워낙 넓다보니 이용시간 한 시간 전에 입장은 통제된다.

노을을 제대로 즐기기에 어려운 시간이다.

공원의 야생 동식물들에 대한 배려도 있을 것이고, 관리상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원 이용시간을 다시한번 고려해야 한다.

노을을 볼 수 없는 노을공원은 그 존재 가치가 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



노을공원에서 하늘공원까지 이어지는 메타세콰이어길.

전국적으로 유명한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많은 시민들이 퇴근 후 운동을 하러 찾는다.

이 길도 하늘공원에 속해 있어 야간에는 이용할 수 없다.

그렇지만 퇴근 후 운동을 하러 찾아온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모두 닫힌 문을 우회해서 이른바 ‘개구멍’으로 들어온 사람들이다.

평일에는 공무원이 근무하는 시간대에만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또한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퇴근 후 집 앞에 있는 공원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다.



억새축제까지는 아직 한달여의 시간이 남아있다.

그래서인지 공원의 아름다움에 비해 찾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억새는 어느새 다 자라 망울을 터뜨릴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


<하늘계단(하늘공원 진입계단)에서 바라본 월드컵 경기장 전경>


<평화의 공원 난지 연못의 오리들>

마포를 넘어 서울이 자랑할만한 아름다운 공원.

난지천 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 평화의 공원.

올 가을 한번 찾아보실 것을 권한다.

그리고 잘 가꾸고 보존하면서도 더 많은 이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혜가 모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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