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2월 10일 오후 3시. 커다란 굉음과 함께 밤섬은 폭파되었다. 와우산자락에 올라 그 모습을 보던 밤섬 사람들은 모두 통곡을 했다. 눈앞에 있는데 다시는 갈 수 없게 된 고향섬이 폭음과 함께 갈래갈래 찢겨지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맑은 겨울 하늘을 뿌옇게 뒤덮는 연기가 밤섬 용애머리산에서부터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제 곧 뜯겨져 여의도 공사에 쓰일 것이라 그 모습은 더욱 슬펐다. 마치 떠나는 아픔을 보여주는 것처럼, 호경의 추억이 얽혔던 모래사장도 한강물에 눈물처럼 흘러 사라져갔다.
- 2012 마포 문화관광 스토리텔링 공모수상작 “밤섬마을 사람들” 중에서
□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맞아 밤섬 폭파로 고향을 잃은 밤섬 옛 주민들의 실향의 아픔을 달래주기 위해 오는 9월 16일(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밤섬에서 고향방문행사를 연다. 밤섬은 한강 하류의 유일한 철새도래지로 현재는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자연생태보전지역이다.
□ 이번 행사는 마포문화원(원장 최병길)과 밤섬 보존회(회장 유덕문)의 공동주최로 열리며 밤섬 실향 원주민 50여명과 지역주민 등 약 150여명이 참석한다. 매년 추석이 오기 전, 밤섬 옛 주민들의 고향에 대한 애틋함과 아쉬움을 달래고 고향을 찾아 조상들에게 제를 올리기 위해 열리고 있다.
□ 행사 당일에는 한강공원 망원지구 선착장에서 바지선을 타고 밤섬을 방문한다. 평소에는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어 들어가기 어렵지만, 이날만은 허용된다. 개회식에 이어 분향명촉, 초헌, 아헌, 종헌 등의 순으로 귀향 제례를 올리고밤섬 옛 사진 전시회 등이 열린다.
□ 밤섬은 밤처럼 생긴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예로부터 뛰어난 경치를 지녀 율도명사(栗島明沙) 즉, 맑은 모래가 널리 펼쳐진 섬의 풍광으로 마포팔경중의 하나로 꼽혔다.
□ 500년 전 조선의 서울 천도와 함께 배 만드는 기술자들이 처음 정착했다고 전해진다. 이곳은 마포항이 물산의 집산지로서 번성하면서 고유의 전통한선(황포돛배) 제조업이 발달했다. 뿐만 아니라 배짓기와 진수 등의 과정에서 유래된 “마포나루배 진수놀이”라는 독특한 전통문화도 간직해왔다.
□ 1940년에 밤섬에서 태어나 68년까지 살았다는 유덕문 밤섬보존회장은 “당시에는 한강물을 먹고 살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로 생활했다. 한 여름에는 넓은 백사장에서 놀기도 하고, 추운 겨울 한강이 얼면 배가 다닐 수 없어서 섬 밖을 나가지 못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 그 후 밤섬은 1968년 여의도 윤중제 조성을 위해 폭파됐고, 당시 거주하던 62가구 443명의 주민들은 마포구 창전동 소재 와우산 기슭으로 정착지를 옮겼다. 폭파에 의해 밤섬(당시 면적 58,000㎡)의 대부분은 없어지고 일부만 남았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한강 상류의 퇴적물이 쌓여 지금의 밤섬에 이르게 됐다.
□ 1999년 서울특별시 생태경관 보전지역 1호로 지정되면서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오늘날의 밤섬에는 버드나무, 갯버들 등의 식물이 자라고 있고, 흰뺨검둥오리, 알락할미새, 제비, 중대백로 등의 다양한 새들이 서식하고 있다. 2012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됐고, 총 면적은 241,000㎡(73,100평)에 달한다.
□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밤섬 옛 주민들이 마음의 안식처이자 푸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고향땅을 밟게 되어 매우 의미있게 생각한다. 비록 하루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잠시나마 옛 이웃들과 추억을 회상하며 고향이 주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2017년 밤섬 실향민 고향방문 행사 |
일 시 : 2017. 9. 16(토) 10:00~14:30 |
장 소 :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밤섬 |
행사내용 |
- 집결 및 바지선 출발 (10:00~10:30, 망원 보트선착장 → 밤섬) |
- 개회식 (10:30~11:00) |
- 귀향제 및 밤섬 옛 사진전(11:00~12:30) |
․귀향 제례(밤섬보존회) : 분향명촉 → 초헌 → 아헌 → 종헌(비선) |
- 회선 (12:30~13:00, 밤섬 → 망원 보트선착장) |
화합의 시간 (13:00~14:30) |
- 밤섬 옛 사진전시회, 옛 이야기 나눔의 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