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정세균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등에게 한나라당의 방송법 처리과정의 문제점과 관련된 서류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우철훈기자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번 날치기 사퇴가 언론자유를 훼손한 것은 물론 의회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게 명백하다”며 “이에 항의하고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의원 총사퇴를 결의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 대표만 혼자 단식하고 사퇴하는 것을 공동 운명체로서 바라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앞서 오전 MBC 사장 출신 최문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또 밤 의총 때까지 이미 60여명이 사퇴서를 써서 당 원내대표실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24일 의원총회를 연 뒤 사퇴서를 정세균 대표에게 전달키로 했다. 정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표하고 자신의 사퇴서만 제출키로 했다. 다른 의원들 사퇴서는 향후 추이를 보면서 제출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다만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과 헌법재판소에 방송법 권한쟁의심판 청구 및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낸 만큼 재판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은 사퇴서 제출을 보류키로 했다. 재판이 의원 권한에 대한 다툼을 벌이는 만큼 의원 신분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서다.
미디어법 ‘원천무효’ 관철을 위해 두 가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방송법 처리과정에서 벌어진 재투표 문제를 다루는 ‘법률 검토팀’과 한나라당 ‘대리투표’ 의혹을 증명할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채증반’이다.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부의장에 대한 사퇴 추진 의사도 명확히 했다.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용해 두 분이 꼭 사퇴하도록 하겠다”(이강래 원내대표)고 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형오씨, 시정잡배도 당신보다 낫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장외투쟁도 공식화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대여 투쟁의 수위를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도에서다. 정세균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압도적인 국민의 성원과 지지에 의해서만 언론악법을 재개정할 수 있다”며 “장외투쟁이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국민과 소통하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리는 ‘방송악법 날치기 시국대회’가 장외투쟁의 신호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