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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헐뜻던 언론!자성의 길 걷고 있을까?
작성일 : 09-06-02 03:10    추천 : 0



노 전 대통령 헐뜯던 언론, 자성의 길 걷고 있나?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많은 국민들이 전 대통령을 잃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언론의 무책임한 보도를 사건의 원인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국내 일간지들의 보도를 살펴보고 각 언론 논조의 차이점, 상황 전개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들을 살펴봤다.

노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여러가지 ‘논조’들

흔히 대한민국의 언론, 그 중에서도 신문은 이른바 ‘조·중·동’으로 불리는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보수언론과 <한겨레> <경향>신문으로 대표되는 진보언론으로 나뉜다. 언론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기준은 바로 ‘논조’다. 이러한 논조의 차이에 따라 같은 상황을 두고 여러 언론들이 각기 다른 기사들을 쏟아 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권기간 동안 보수언론과 대립각을 세웠었다. 퇴임 6개월 후인 지난해 8월경부터도 ‘박연차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으며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한겨레>와 <조선>은 상반된 기사들을 내 놓았다. <조선>은 지난해 8월 23일 '盧를 위한 행진곡은 계속된다’라는 글을 실어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반면 한겨레는 2008년 9월 5일자 35면에서 ‘하이에나 검찰 되려는가’라는 칼럼을 게재해 검찰의 표적수사를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4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소환 조사를 받으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노 전 대통령이 혐의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의 혐의내용을 이전 대통령들인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들의 혐의와 비교하는 기사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겨레>는 5월 1일자 신문 5면에서 노 전 대통령의 검찰출석과 관련해 ‘비교되는 혐의…비교안되는 액수’라는 헤드라인으로 재임 중 비리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은 바 있는 전·노 전 대통령들과 비교하는 기사를 5면에 게재했다. 이어 5월 6일 <조선>과 <중앙>은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발언한 내용을 토대로 ‘盧는 사익뇌물, 전두환 통치자금보다 더 나빠’라는 동일한 헤드라인으로 자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기사를 게재했다. 헤드라인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것을 의식한 탓인지 신문지면에는 실리지 않았다. 같은 날 <경향>은 홍 원내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검찰이 왜 정치적 결정하는 듯 고뇌하나’라는 헤드라인으로 자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 <중앙>의 헤드라인과는 달리 노 전 대통령보다는 검찰을 겨냥한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채택한 것이다. 이처럼 동일한 사건을 놓고도 논조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팩트를 ‘요리’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라는 예상치 못한 사건 후에도 각 언론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대응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
<조선>과 <동아>는 지난달 25일자 1면에서 국민장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조문 계획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이 외에 3개면 정도를 할애해 국민장 결정 배경, 조문풍경, 시민들 반응을 담았다.
이날 기사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6면의 사진기사 ‘박살난 李대통령의 첫 번째 조화’ 와 ‘물벼락 맞은 金의장…발길 돌린 박근혜’라는 제목의 메인기사다. 사진기사에서는 ‘일부 흥분한 조문객과 주민들이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를 부숴버렸다’고 보도했다. 또한 메인기사에서는 이 대통령의 두 번째 조화도 들어가지 못했다는 내용과 함께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빈소를 떠나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사진을 실었다.
26일자에는 1면 사진기사와 함께(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 10, 11면에 봉하마을 분위기와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의 풍경을 전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설치해 운영 중인 대한문 앞 분향소에 더 많은 조문객들이 방문했음에도 이는 다루지 않았다.

●중앙일보
<중앙>은 지난달 25일자 1면에 봉하마을을 찾은 조문객들의 모습과 함께 2002년 대선당시 노무현 후보의 찬조연설자로 나섰던 ‘자갈치 아지매’ 이일순(65, 여) 씨의 인터뷰 내용을 심도 있게 다뤘다. 헤드라인은 ‘그분이 다 안고 가셨는데 이젠 싸움 그만해야’로 이전의 보도경향에 비해 다소 부드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기사본문 첫줄에 “잘못한게 있으면 사과하고 용서를 빌고 살아야제, 와 죽노…”라는 발언을 게재해 일부 누리꾼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격물치지’라는 한 블로거는 기사본문 첫째 줄을 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과하고 용서를 빌 만큼 충분히 잘못했으며 자살도 경솔했다’라는 신문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만들어서 망자를 비꼬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중앙>은 12면에서도 메인기사에 ‘조문도 편 가르는 한국 정치의 비극’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김영범(34, 남) 씨는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한국정치의 비극’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며 “겉으로 애도하는 듯 하지만 전 대통령의 서거를 놓고 비꼬는 것 같아 기분이 씁쓸했다”고 말했다.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지난달 25일 <한겨레>는 12개면, <경향>은 11개면에 걸쳐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다뤘다. ‘조·중·동’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경찰의 대한문 분향소 통제’에 대한 내용이었다. 특히 <경향>은 1면에 시청부근 건물 옥상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분향까지 통제하는 경찰…서울광장도 불허’라는 제목의 거대한 사진기사를 실었다. 또한 만평에서도 분향소 주변을 통제하는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조·중·동’에서는 찾아 볼 수 없거나 극히 일부분에서 다뤄진 기사였다. 반면 ‘조·중·동’에서 비교적 큰 글자로 게재한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여당인사에 대한 조문 저지’ 등도 비교적 작은 크기의 제목으로 다루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경향> 5월 25일자 1면 메인기사의 헤드라인인 ‘전국에 번지는 추모 행렬…곳곳 촛불집회’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같은 날 밤 대한문 앞 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최영선(32, 여) 씨는 “집회의 성격이라기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조문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이번 조문 행렬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성 목소리, 혹은 눈치보기?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일부 언론사들은 칼럼 등을 통해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달 27일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설에서 “검찰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에 전적으로 의존한 채, 진실에 접근할 만한 충분한 검증조차 없이 기사를 쏟아냈고, 수사 대상자의 인권은 아예 배려도 하지 않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점에 관한 한 보수언론이나 다른 언론뿐만 아니라 <한겨레>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언론들은 ‘여론피해가기 식’ 사설을 게재하고 있다. <동아>는 지난달 25일 사설에서 “일부 세력이 각계의 조의를 왜곡해 또다시 편을 가르고 정치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려한다면 다수 국민의 분노를 자아낼 수도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서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했듯이, 진정 고인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흥분하기보다 차분하고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부 언론의 ‘책임회피’에 대해 박재규(39, 남) 씨는 “독설을 쏟아 놓던 언론이 이제 와서 책임회피하려고 납작 엎드린 모습이 낯뜨겁다”며 “국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유력 언론이라면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는 모습이 더 보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예는 외국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815년 3월, 당시 프랑스 최대의 일간지 ‘모니퇴르’의 헤드라인 변화는 이러한 ‘눈치보기’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나폴레옹이 엘바섬을 탈출할 당시 모니퇴르는 그를 ‘악마’라고 칭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프랑스로 돌아오는 20일 간 그에 대한 칭호는 ‘늑대’ ‘맹호’ ‘전제황제’ ‘보나파르트(나폴레옹의 본명)’ ‘나폴레옹’ ‘황제’ ‘황제폐하’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인격 모독에 가까운 비난 사라져야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일부 인터넷 언론과 보수논객들의 ‘망언’ 수준에 가까운 발언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서거 이후 나온 발언들은 물론이고 이전의 발언들도 다시 한 번 여론의 심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김동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홈페이지에 지난 4월 15일 올라온 글에서 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을 향해 “도덕적인 과오는 바로잡을 길이 없으니 국민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자살을 하거나 아니면 재판을 받고 감옥에 가서 복역하는 수밖에는 없겠습니다”라고 말해 누리꾼들에게 맹비난을 받았다. 또한 서거 이후에도 ‘노무현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뿐입니다. 이 비극의 책임은 노 씨 자신에게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망언’급 비난은 대통령 재임기간에도 발생했었다. 일명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말부터 시작해 인터넷매체 ‘독립신문’이 노무현 대통령의 머리를 저격용 총으로 조준하고 있는 만평을 게재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조병국(34, 남) 씨는 “이러한 ‘인격 모독성’ 게시물은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며 “‘흠집 내기 식’의 보도들을 걸러낼 수 있는 독자들의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츨처/방송대 학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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